일상으로의 초대
2016-05-01
편지할께요

레스타임:고속버스 전문 매거진-일상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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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다양한 여행 정보와 지역 축제, 새로운 먹거리와 볼거리를 소개해야 하는 레스타임의 기자로써 한 달은 참으로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지난주는 강원도 산골짜기를 굽이굽이 넘어 최북단 통일전망대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고 왔으며, 이번 주는 충남 금산의 너른 벌판을 열심히 뛰어다녔고 조금 이른 여름의 정취를 느껴 보기 위해 남도의 작은 섬도 다녀왔지요.

이런 제 일정을 아는 이들은 모두 부러워하며 말합니다. “일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참 좋겠다!” 솔직히 반반입니다. 답답한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보며 원고만 쓸 때 보다는 발에 땀나도록 돌아다니며 좋은 것, 예쁜 것, 맛있는 것 마음껏 눈과 귀와 입에 담을 수 있는 여행 취재 일정이 좋다고 생각될 때가 많죠.

그러나 이러한 출장이 괴로운 고행의 시간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열이 펄펄 끓어 학교도 못 가고 집에 누워 있을 때, 워킹맘으로써 아픈 아이를 혼자 두고 가는 꽃여행은 아름답지가 않습니다. 살림을 돌봐주시는 친정 엄마와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고 난 다음 날, 탁 트인 바다로 간 출장길에도 시원한 기분은커녕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따뜻한 날인데도 아직 겨울옷조차 정리하지 못 한 옷장을 생각하면 따사로운 남도의 햇살에도 차디찬 마음의 온도가 좀처럼 올라가질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 여행을 꿈꿉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육아, 살림, 가족 관계, 동료 관계, 친구 관계로부터 멀어져 여유로운 시간을 찾기 위해 지금 이 곳을 떠나 어딘가로 향하고 싶어하는 것이죠. 그러나 불행한 일상을 가진 이는 결코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나의 매일매일이 견고하고 묵직해야 그 자리를 떠난 내 몸과 마음이 새처럼 가볍게 날 수가 있습니다.

5, 그리고 봄!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나는 그런 계절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많은 행사로 마음은 더욱 더 분주해집니다. 이런 때 일수록 일상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가꿔야 하겠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타는 지하철, 아침이면 꼬박꼬박 챙겨 먹는 비타민 세 알, 점심시간마다 줄을 늘어선 구내식당, 매일 꼬박꼬박 저녁마다 돌아가는 세탁기, 어제와 같은 반찬이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먹는 저녁 밥상,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모든 일상에 감사해야 할 시간입니다.

 

 

기자/에디터 김홍미 사진 이영준

레스타임 2016년 5월호 | ⓒrestim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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